소소한 일상

당신 아프지, 나는 힘들다^^

기남이 2022. 11. 16. 21:26

^^

위.
좋다는 것은 왜 그리 많고
좋지 않다는 것도 왜 그리 많은지.

 

아침에 일어나
소금물로 가글하고
공복에 꿀 한 수저씩 먹으랍니다

 

건강했던 남편
3달 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
소화도 안 되고

영 기운이 없어 합니다
조금만 움직이면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립니다

 

그동안 건강 검진받으며
체크했었는데
원래 술 담배 커피 전혀 안 하고
토끼처럼 야채도 많이 먹는 모범적인 사람인데
기운 없어 누워 있는 남편을 바라보자니
짠한 마음에 코끝이 찡합니다

 

하루가 다르게 살이 빠지는 남편
두 달 전 맞춰 놓은 양복을 어찌할지
아들 결혼식은 점점 다가오는데..

 

그동안 사느라
고된 시간 보낸 걸
누구보다도 잘 알기에
아픈 남편이 한없이 애처롭습니다

 

어서 먼저 자라며
어둠 속 우두커니 앉아
따뜻한 찜질팩을 배에 대고
혼잣말하는 남편
아픔을 나눌 수 없기에 그냥 잠든 척
남편이 다시 눕기를 기다립니다

 

뒤척임과 함께
바로 들리는 남편의 코골이
하루라는 시간이 많이 고단했나 봅니다

 

아침까지 편히 잘 잤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
마음의 다짐을 합니다
할 수 있는
남편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
모든 마음과 정성을 다하겠노라고

 

솔직히 많이 힘듭니다
예민해진 성격을 맞춰야 하고
모든 음식은 남편을 위해
속이 편안한
양념이 과하지 않은
맵고 짜지 않고 튀기지 않은
주로 찜을 해 양념을 해서 요리를 합니다

 

그러다 보니
나 스스로 반성의 시간도 갖게 되더라고요
그동안 내가 만든 음식이
입에는 즐거웠는데 건강에는 그다지
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걸.

 

오늘도 병원에 가는 남편을 배웅하고
위에 좋다는
다양한 지식을 검색하며

 

잘 먹고
잘 싸고
잘 자고
이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 지
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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